대박식당 벤치마킹 - 수원 가보정
수원의 대표음식으로는 뭐니뭐니 해도 수원갈비를 으뜸으로 칩니다.
수원갈비에 대한 자료 하나를 올려 봅니다.
수원의 명물은 역시 갈비다. 이유가 뭘까. 양이 푸짐해서? 아니면 맛이 뛰어나서? 둘다 정답이라고 해도 맞을 듯싶다. 수원갈비는 고 박정희대통령을 비롯해 6070년대 내로라는 고관대작들이 맞을 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왔다는 일화가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원조는 팔달구 영동시장에 있던 화춘옥이지만 지금은 없어졌고 톡특한 맛의 비법만 전해지고 있다. 수원양념갈비는 간장이 아닌 소금으로 간을 해 맛이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설탕과 소금 후추를 1대 5대 0.5의 비율로 섞고 참깨 마늘 참기름 배즙을 넣고 적어도 4시간 이상 양념이 배도록 해야 제맛이 난다. 이목동 노송지대와 동수원 등지에서 50여개의 대형 갈비집들이 성업중이며 이 가운데 삼부자갈비'와 '본수원갈비'집이 유명하다. 7879년 화춘옥을 운영했던 김수경씨(65)의 삼부자갈비는 15년 전쯤 지금의 자리에 둥지를 틀고 대형화하기 시작했다 (자료출처 네이버)
아시다 시피 수원갈비로 유명한 집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저는 최근 10여년 사이에 수원갈비를 평정한 가보정에 대해서 말씀해 볼까 합니다.
'한일 고기음식점 연구회'의 회원으로 공부하는 모임에서 방문해 들었던 내용을 가지고 작성하였기 때문에 다른 분들과의 의견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판단이기 때문에 다른 집과의 비교보다는 느낌을 중심으로 적어보려고 합니다.
17년전 50평의 식당으로 시작했던 가보정은 2008년 현재 1,200석의 대형 업장으로 성장하였답니다.
초기에 손님이 너무 없어 고민이었다는 초대 사장님의 말씀을 인정하더라도 정말 이 집의 규모는 대단합니다.
많이 팔때는 하루 3,000대까지 팔아봤다고 하니까 더 이상 말이 필요없을 겁니다.
가보정의 성장비결은 세 가지 정도로 풀어볼 수 있을 겁니다.
먼저, 가보정만의 고기관리 노하우 그리고 직원관리와 시설투자 마지막으로 오너의 경영마인드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보정에는 갈비작업인원만 7명이 있다고 합니다. 주말에는 1,200석이 다 차고도 번호표를 나눠줘야 한다니 그 정도 고기작업인력이 필요할 겁니다.
직접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가보정의 육부실은 온난방시설이 잘 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유인 즉은 해동하는 온도를 맞추기 위해서랍니다.
냉동육은 영하 18도~20도 사이에서 보관하고, 자연해동은 10도에서 10시간 정도, 고기작업 후 3도에서 다시 하루 동안 숙성한 다음 양념을 재고 또 하루 더 숙성을 시켜 판매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재고를 최대한 적게 가져가는 노하우가 쌓여 있어 항상 신선한 고기를 맛볼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이렇게 쓰다 보면 가보정 홍보성 글로 치부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만, 고깃집을 운영하시는 식당사장님들한테는 나름대로 고깃집 운영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수도 있어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이 글의 대상은 외식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니까요.
호주산갈비는 별도의 덧살을 대지 않고 자체 박스에서 만든다고 하는데 제가 갈비작업을 해 본 경험으로는 대단한 배짱이 아니고서는 어렵습니다. 원가비중이 별도의 덧살을 대는 것보다 훨씬 많이 들기 때문이죠.
한우 짝갈비도 원 플러스 이상의 36~40kg 사이의 것만 사용합니다. 한우갈비수율은 평균 55%정도로 좀 박한 편입니다.
그 덕분에 전체 고기주문량을 분석해 보면 한우가 45%, 호주산 갈비가 50%, 나머지는 여타의 주문으로 보면 됩니다.
광우병 이후 한우를 취급하게 되었는데 불과 2년만에 전체 매출에서 이정도의 점유율은 대단히 놀라운 성장세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보정에서 쓰는 테이블은 신포로스타를 사용하고 있는데 테이블 하나당 400만원이 넘게 투자되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고깃집에서 사용하는 로스타는 가장 싼것이 10만원부터 있으니까 최대 40배의 투자를 한 셈이죠.
사장님 왈 여러 종류의 로스타를 사용해 봤지만 이번 것이 고기육즙을 마르지 않게 하고 배기가 잘 된다고 합니다. 또한 숯 로스타를 고집하는 이유는 갈비는 가수보다 숯이 훨씬 낫다고 한 마디로 잘라 말하는 것이 나름대로의 확신이 있어 보였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인테리어와 내부 시설에 투자한 흔적이 역력해 보입니다.
예약현황도 종이에 써서 붙이는 것이 아니라 대형 모니터에 하고, 직원들 유니폼과 주차장 관리인이 2명이나 되는 것도 장사가 되니까 저 정도 하지 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수원갈비는 간장양념보다는 소금양념을 베이스로 하고, 갈비 양을 많이 주고, 저렴한 가격이 장점입니다. 소금양념은 간장양념에 비해 오래 숙성을 하지 않아도 되고 숙성이 잘 되면 간장양념갈비보다 연기가 덜 나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최근 수원갈비전문점들의 가격과 추세는 대개 가보정과 비슷한 유형으로 가고 있다고 합니다. 가격을 많이 올리지도 않고 찬을 푸짐하게 주는 겁니다.
특히 가보정의 장점은 양념게장을 무한리필해 주는데 있습니다. 고깃집에서 사용하기에는 꽤 커 보이는 게에다 양념을 잘 무쳐 내는 이 찬은 고깃집에는 독특하게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천안에 신토불이라는 오리정식집이 있는데 이 집에서 내는 양념게장도 대단한 호응을 받고 있지요. 하지만 신토불이는 두 번은 주지만 세 번째부터는 돈을 받습니다.
열 번이라도 달라면 준다. 이 말에 전 솔직히 놀랐고 감동먹었다는 것 아닙니까? 아무리 상술이라도 저는 그렇게 못할 것 같거든요.
갈비 양념도 직접 만든다고 합니다. 시대에 따라 양념 베이스를 조금씩 다르게 하지만 주방장이 바뀔 때마다 맛이 다르지 않고 항상 일정한 맛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여기에 있나 봅니다. 역시 그 집만의 고유한 맛의 비결은 항상 뭔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보정의 직원은 80~90명 정도 됩니다. 이 분들은 서비스가 아주 친절하다고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왠만한 식당보다는 낫습디다. 워낙 손님이 많다 보니 일일이 신경 써주지 못하지만 중간 중간 와서 고기 판 갈아주고 주문 챙겨주고 추가로 더 달라고 하는 것을 잊지 않고 제때 가져다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보인다는 의미로 보면 좋겠습니다.
제가 고깃집할 때 저렇게 했다면 망하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들은 입사할 때부터 토, 일요일은 쉬지 않기로 약속을 합니다. 당연히 바쁜 주말에 일용직 분들이 허둥대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요. 전 여기에서 한 번 더 놀랬습니다.
일반적으로 주말을 쉬지 않고 일한다는 것이 무척 힘들 텐데 그리고 직원들의 반발도 적지 않았을 텐데 한 두명도 아니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일사불란하게 관리하는 것이 부럽기만 합니다.
가격을 올릴 생각은 없느냐고 물어 보니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조만간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전체적인 고기값이 하락할테니까 그때까지는 원가상승 등의 압박요인이 있어도 참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반찬을 이렇게 많이 주는 것을 좀 줄이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는 좀 난색을 표하시더군요.
한국 사람들의 정서 자체가 조금만 적게 줘도 인심이 야박해졌네 하는 소문이 나기 때문에 정부차원에서 규제를 하기 전에는 먼저 줄이는 것이 어렵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저 역시도 공감합니다. 먹지 않고 남아도 적게 주면 돌아서서 흉을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장사하는 어려움이 바로 이런 곳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주인이 반찬 만드는 것부터 일일이 만들고 손님의 눈빛만 봐도 무엇이 필요한지 뭘 먹고 싶은지 아는데 굳이 바깥으로 돌아다니는 것보다 식당에 일할 수 있는 것이 천국이라고 말합니다. 일 년 365일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출근해서 주방에서부터 홀까지 확인하고 점검하고 메뉴개발을 한다고 합니다. 정말 부지런한 열정입니다. 우리들 외식인들은 꼭 배워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갈비의 당도 조절도 직접 한다고 하니 더 말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화춘옥에서 시작한 수원갈비가 이제는 가보정으로 옮겨가고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른 맛있는 수원갈비집들이 많겠지만 말입니다.
고객들마다 취향이 다르고 맛에 대한 기준이 틀려 가보정에 대한 인식이나 이미지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은 논외로 하고, 저희같은 외식인들이 보기에 가보정은 성공한 식당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어떻게 17년만에 이런 대단한 규모를 이뤄냈는가를 잘 연구해 본다면 나름대로 괜찮은 벤치마킹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
<이 글은 가보정에서 열렸던 한일고기음식점연구회 모임에 참석했을 때 느꼈던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별도의 가보정에 대한 홍보글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가보정을 네 번 정도 가봤으며 갈 때마다 조금씩 평가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전체적인 점수는 여전히 상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공:맛있는 창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