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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지난 21일 건설사 지원방안과 함께 발표한 ‘건설부문 구조조정 방안’이 ‘빛좋은 개살구’로 그칠 전망이다. 인원 감축이나 회사정리 등 구조조정 대상은 소수에 불과해 구조조정이란 말이 무색한데다 사실상 자금난을 겪는 건설사들을 지원하는 방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10·21일 부동산대책을 통해 건설업체들을 신용에 따라 A~D등급으로 나눠 차등 지원하겠다는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건설사들은 자신이 어느 등급에 속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운명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방안에 따르면 신용위험평가 등급은 정부가 아니라 금융기관이 결정한다. 신용등급이 높은 A·B등급은 채권은행이 만기 연장이나 이자 감면, 신규자금 지원 등을 해주고, C등급은 워크아웃 등 지원과 구조조정을 병행한다. D등급은 대출 만기 연장과 신규자금 지원 없이 퇴출된다.
그러나 이는 모든 건설사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은행에 자금 지원을 신청하는 회사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당초 “일시적 유동성에 어려움이 있는 모든 건설사에 대해” 구조조정 방안을 적용한다는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선별적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것이다. 구조조정의 폭이 대폭 줄어드는 셈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정부 또는 은행이 모든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신용평가를 거쳐 구조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자금이 필요한 건설사가 은행에 이를 신청하면 개별 은행이 기업들의 신용도 평가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구조조정 방안이 자금 지원 신청 회사에 한해 선별적으로 적용되면 구조조정이 필요한 부실 건설사들은 이 프로그램을 회피할 수밖에 없다. 이미 신용등급이 낮은 건설사의 경우 평가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거의 없어 구조조정이나 워크아웃, 또는 회사정리 절차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퇴출등급 기업은 한자릿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 경제수석실은 건설업체 도급순위 기준 100대 건설업체의 유동성과 부도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27개 기업이 유동성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부 대책으로 이들 기업이 정부의 미분양 아파트 및 보유 토지 매입과 건설사별 대출만기 연장 등의 혜택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형 일반건설업체나 신용등급조차 매기기 어려운 일부 전문건설업체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대형 건설사들은 정부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통해 구제되는 만큼 구조조정의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경실련 윤순철 시민감시국장은 “정부의 이번 구조조정 방안은 건설업체 퍼주기란 비난을 피하기 위한 양념식 대책일 뿐 전혀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박재현기자 parkjh@kyunghyang.com> |